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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멈춘 뒤의 10년

Logline
10년 만에 재회한 첫사랑이 위험한 진실을 숨기고 있다.
📖 소설
침묵의 무게**
빗방울이 편의점 유리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규칙적인 리듬을 만들어냈다. 형광등 불빛이 젖은 아스팔트 위로 번져 나가며 도시의 밤을 더욱 쓸쓸하게 물들였다. 나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들고 창가 자리에 앉아 빗줄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익숙한 실루엣이 우산을 접으며 편의점 안으로 들어왔다. 심장이 순간 멈춘 것 같았다. 준호였다. 10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할 만큼 그는 여전했다. 다만 어깨가 더 넓어지고, 눈가에 세월의 흔적이 희미하게 자리 잡고 있었을 뿐이다. 우리의 시선이 마주쳤을 때, 그의 얼굴에 번진 미소는 여전히 나를 설레게 했다. "지영아?" 그의 목소리도 기억 속 그대로였다.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나는 어색하게 손을 흔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말 오랜만이야." 그가 다가와 내 맞은편에 앉았다. 빗소리가 우리 사이의 침묵을 메웠다. 그의 눈빛을 보며 나는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분명 반가워하는 것 같았지만, 어딘가 어두운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 마치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불편함이었다. "어떻게 지냈어?" 그가 먼저 말을 꺼냈다. 나는 지난 10년을 압축해 대답했지만, 정작 궁금한 건 따로 있었다. 그 사고 이후로 모든 게 달라졌다는 것, 그리고 오늘 밤 그의 표정에서 읽힌 묘한 죄책감 같은 것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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