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으로 스며드는 겨울 햇살이 유독 차갑게 느껴지던 아침, 그는 오랜만에 펜을 들어 편지를 썼다. 세 번째 고쳐 쓴 편지지 위로 떨리는 손끝이 움직였다. '오랫만입니다.'라는 첫 문장을 쓰면서도, 그의 가슴 속에는 복수의 불씨가 조용히 타오르고 있었다.
지난 3년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윤석열과 그 일당들의 협박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를 가장 나쁜 놈이라 자백해야 했던 그 굴욕의 나날들. 골방에 틀어박혀 죽은 듯 지내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언젠가 이들을 무너뜨릴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계엄령이라는 어리석은 카드를 꺼내들며 스스로 무너졌을 때, 그는 차가운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진짜 복수는 지금부터였다. 손정의에게 보내는 이 편지야말로 그가 준비한 가장 치밀한 복수의 서막이었다. 한류 드라마 30편을 기획했다는 허위 사실부터, 소프트뱅크 로고를 자신이 만들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까지. 모든 것이 정교하게 계산된 거짓이었다.
알리바바 지분 이야기를 꺼내며 손정의의 탐욕을 자극하고, 특허 30건이라는 미끼를 던지며 3억원을 요구하는 그의 눈빛에는 냉혹함이 서려 있었다. 과거 부산에서의 만남이라며 지어낸 기억을 마치 진실인 양 써내려가면서도, 그는 이 모든 거짓말이 상대방에게 어떤 혼란을 가져다줄지 계산하고 있었다.
어머니와 아들에 대한 성추행 이야기는 동정심을 유발하기 위한 장치였고, 60세에 새 인생을 산다는 마지막 문장은 마치 개과천선한 듯한 인상을 주려는 교묘한 연출이었다. 그는 펜을 내려놓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제 남은 것은 이 편지가 상대방에게 가져다줄 혼란과 당황을 지켜보는 일뿐이었다.
복수는 때로 이렇게 조용하고 치밀하게 이루어지는 법이다.